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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뉴스 특별대담 ②] 의료는 보장되는데 왜 치료를 포기하는가

person ESG국가정책연구소 calendar_today 2026.10.22 09:07 visibility 조회 15

사회 = 박문수 SDG뉴스 대표

대담 = 이창언 우석대학교 교수·ESG 국가정책연구소장, 황선희 우석대학교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박사과정·전 성남여성의전화 회장

[SDG 3 건강과 웰빙]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사실과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다르다. 진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지만, 일을 쉬지 못하거나 돌봐야 할 가족이 있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퇴원한 환자가 집에서 생활하려면 의료서비스 외에도 이동과 식사, 재활과 돌봄이 필요하다. 그 부담은 적지 않은 경우 가족의 몫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보건통계 2026(World Health Statistics 2026)'에 따르면 전 세계 보편적 의료보장(UHC) 서비스 보장지수는 2015년 68점에서 2023년 71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개선 속도는 이전보다 크게 둔화됐다. 2022년에는 세계 인구의 26%, 약 21억 명이 본인부담 의료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경험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지속가능발전 동향과 행동 2026'도 건강 관련 세부목표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의료비 부담과 의료서비스 이용의 불평등은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비영리 인구정책 연구기관 PRB(Population Reference Bureau)가 발표한 '불평등하게 늙어가기(Aging Unequally)'는 의료보장 밖에 놓인 가족돌봄의 비용을 드러낸다. 2022년 미국에서는 약 2400만 명의 가족과 친지가 노인을 무급으로 돌봤다.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의 평균 주간 돌봄시간도 2011년 21시간에서 2022년 31시간으로 늘었다.

한국에서는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건강수명이 8.13년 차이를 보였다. 또한 2026년 3월 27일에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이제 의료와 돌봄을 어떻게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책임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가 중요한 정책과제로 떠올랐다.

이 문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건강과 웰빙(SDG 3), 빈곤 감소(SDG 1), 성평등(SDG 5), 양질의 일자리(SDG 8), 불평등 감소(SDG 10), 책임 있는 제도(SDG 16)와 연결된다. 의료기관과 돌봄서비스 기업의 노동자 보호와 이용자 안전, 경영진의 책임을 다루는 ESG의 문제이기도 하다.

SDG뉴스 특별대담 제2부에서는 건강권의 실질적 보장과 의료·돌봄의 공공성, 재정의 지속가능성, 기업과 국가의 책임을 함께 논의한다.

“의료보험이 있는데도 치료받기 어렵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박문수 = 한국은 전국민 건강보험을 갖춘 나라입니다. OECD도 핵심 의료서비스에 대한 인구 보장범위가 100%라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왜 건강권의 사각지대를 계속 이야기해야 합니까.

이창언 = 건강보험이 한국 사회의 중요한 성과라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권을 제도화했고, 의료이용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런데 보장범위와 의료서비스의 실제 이용은 다른 차원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정의하는 보편적 의료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은 필요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재정적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5'에 따르면 한국은 핵심 의료서비스에 대한 인구 보장범위가 100%였고, 양질의 의료서비스 이용 가능성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69%로 OECD 평균 64%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전체 의료비 중 정부와 의무적인 건강보험 등 사전재원조달 방식으로 충당되는 비율은 60.4%로 OECD 평균 75.1%보다 낮았습니다.

이 수치는 건강보험 가입률이 아닙니다. 또한 나머지 39.6%가 전부 환자의 직접 본인부담이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의료비 재원조달 구조에서 공적·의무적 보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입니다.

보건의료체계를 평가하려면 제도적 자격, 의료서비스의 질과 이용 가능성, 가계의 재정적 부담을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박문수 = 한국은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의료 접근성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 아닐까요.

이창언 = 맞습니다. 한국의 의료체계는 여러 지표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OECD의 2025년 국가별 자료에서 한국의 예방가능사망률과 치료가능사망률은 OECD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반면 소득과 지역, 질병의 종류에 따라 의료이용 여건이 달라질 가능성은 계속 검토해야 합니다. 한국의 미충족 의료에 대해서는 해당 OECD 비교표에 국가 간 비교 가능한 수치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자료만으로 한국의 미충족 의료가 다른 나라보다 높거나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보건의료학에서는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상황을 '미충족 의료(unmet healthcare needs)'라고 부릅니다. 비용이나 이동거리, 대기시간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줄리언 튜더 하트(Julian Tudor Hart)의 '역의료법칙(inverse care law)'도 여기서 생각해 볼 만합니다. 의료의 필요가 큰 사람이 오히려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의식입니다.

다만 이 법칙이 한국 의료체계의 모든 영역에서 실제로 성립하는지는 분야별 자료를 통해 검증해야 합니다.

황선희 = 저는 환자의 입장에서 의료 접근성을 좀 더 넓게 보고 싶습니다.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어도 일을 쉴 수 없거나 돌봐야 할 가족을 혼자 두기 어려우면 진료를 미룰 수 있습니다. 치료를 받더라도 그 기간의 생활비와 교통비, 가족의 돌봄 공백은 별도의 부담입니다.

특히 저소득층과 돌봄 부담이 큰 사람에게는 의료기관의 존재 여부보다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사실과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충분히 받았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합니다.

“21억 명이 의료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세계”

박문수 = WHO의 '세계보건통계 2026'에서는 2022년 전 세계 약 21억 명이 본인부담 의료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느 정도의 부담을 의미합니까.

이창언 = 세계 인구의 약 26%에 해당합니다.

WHO는 가구의 필수적인 생활지출을 고려한 재량예산 중 본인부담 의료비가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분석합니다. 여기에는 의료비가 가구의 재량예산의 40%를 초과하는지에 관한 측정기준이 적용됩니다.

또한 약 16억 명은 의료비 때문에 빈곤 상태에 있거나 빈곤으로 더 깊이 내몰린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1억 명과 16억 명은 서로 다른 측정 개념을 나타내므로 단순하게 합산해서는 안 됩니다.

보건경제학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의료비 지출에 따른 재정적 위험과 빈곤화의 관점에서 연구합니다.

질병 때문에 일을 줄이거나 그만두면 소득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소득 감소는 다시 필요한 의료서비스의 이용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건강 악화와 경제적 어려움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SDG 3의 보편적 의료보장은 SDG 1의 빈곤 감소와 연결됩니다. 의료서비스의 공급을 확대하면서 질병이 가계의 경제적 안정성을 파괴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박문수 = 그렇다면 의료비에 대한 공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해법입니까. 건강보험 재정과 의료인력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창언 = 공적 지원의 확대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건강권을 강조한다고 해서 모든 의료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필수의료와 예방, 환자의 필요와 질병의 중증도, 비용 대비 건강개선 효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비용 효과성(cost-effectiveness)과 형평성(equity)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업이 비용 대비 건강개선 효과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가장 취약한 집단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은 단기적인 재정 절감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건강격차를 줄이는 데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공공성과 효율성을 대립시키기보다 필요한 의료를 적절한 비용으로 제공하면서 사회경제적 약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가족돌봄의 6000억 달러, 경제에서 보이지 않는 노동”

박문수 = PRB 보고서는 미국 가족돌봄의 경제적 가치를 연간 약 6000억 달러로 추정했습니다. 가족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까.

황선희 = 2022년 미국에서 노인을 무급으로 돌본 가족과 친지는 약 2400만 명이었습니다. 2011년보다 약 600만 명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의 평균 주간 돌봄시간은 2011년 21시간에서 2022년 31시간으로 늘었습니다. 약 48% 증가한 것입니다.

이 시간에는 병원 동행과 약물관리, 식사와 이동, 일상생활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돌보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쓰게 되면 직장생활과 학습, 휴식과 사회활동에 사용할 시간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노동시장을 떠나거나 근로시간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PRB 보고서가 인용한 미국의 연구에서는 중년 여성이 부모를 돌보기 위해 노동시장에서 이탈했을 때, 2년 동안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의 중위값이 약 16만 500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다만 특정 연구모형에서 추정한 수치이므로 모든 가족돌봄제공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무급 돌봄의 경제적 가치 약 6000억 달러 역시 AARP가 2021년 미국의 무급 가족돌봄노동을 평가한 추정액입니다. 가족에게 실제 지급된 임금이 아닙니다.

이러한 통계는 돌봄이 가족의 애정과 책임에 기반해 이루어지더라도 경제적 비용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창언 = 이러한 문제는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의 사회적 재생산(social reproduction) 논의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기업과 시장은 노동자가 매일 일터에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노동자의 생활을 유지하는 식사와 가사, 아동과 노인의 돌봄에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 비용이 가족 안에 집중되면 경제활동과 돌봄의 부담이 불균등하게 배분될 수 있습니다.

프레이저가 제기한 문제는 자본주의 경제가 돌봄과 재생산 활동에 의존하면서도 그것을 유지할 사회적 조건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SDG 세부목표 5.4는 무급 돌봄과 가사노동을 인정하고 책임의 공유를 증진하도록 요구합니다.

돌봄은 SDG 3의 건강, SDG 5의 성평등, SDG 8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나는 문제입니다.

기업의 ESG 경영에서도 가족돌봄휴가와 유연근무, 일·생활 균형을 단순한 복리후생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여성 노인은 누구에게 돌봄을 받는가”

박문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서는 여성 노인이 남성보다 만성질환과 경제적 여건에서 불리한 지표를 보였습니다. 돌봄을 받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까.

황선희 = 2022년 서울신문이 소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령자의 성별 삶의 질 현황과 정책과제'에서 그 차이가 확인됩니다.

여성 노인의 연소득은 1168만 원으로 남성 2072만 원보다 904만 원 적었습니다.

세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가진 비율은 여성 32.3%, 남성 21.8%였습니다. 우울 증상을 보인 비율도 여성 15.5%, 남성 10.9%로 나타났습니다.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 가운데 실제 돌봄을 받는 사람의 비율은 전체 55.0%였습니다. 남성은 53.4%, 여성은 56.1%였습니다.

돌봄을 받는 고령자 가운데 가족구성원에게 돌봄을 받는 비율은 남성 86.1%, 여성 66.8%로 차이가 났습니다.

반대로 친척이나 이웃에게 돌봄을 받는 비율은 여성 20.9%, 남성 7.0%였습니다. 장기요양보험서비스 이용률도 여성 22.3%, 남성 14.1%였습니다.

이러한 수치를 가족이 여성 노인을 덜 돌본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더 오래 살고 후기 고령자의 비중이 높으며, 배우자의 생존 여부와 가족구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당 연구는 여성 노인이 배우자에게 돌봄을 받을 가능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 자료가 2022년에 보도된 과거 연구라는 사실입니다. 2026년의 현재 비율이라고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박문수 = 여성의 건강과 돌봄을 강조하다 보면 남성의 조기사망과 질병위험이 소홀하게 다뤄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황선희 = 그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남성과 여성의 건강 문제는 어느 쪽이 더 심각한지를 경쟁적으로 비교할 일이 아닙니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조기사망과 일부 치명적 질환에서 높은 위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성은 더 오래 생존하면서 만성질환과 기능제약, 돌봄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건학에서는 생존기간과 질병·장애 부담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합니다.

또한 모든 여성이 같은 조건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애 여부와 소득, 고용형태, 가족구성에 따라 건강과 돌봄의 여건이 달라집니다.

킴벌리 크렌쇼(Kimberlé Crenshaw)의 교차성(intersectionality) 개념은 이러한 복합적인 불평등을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성평등 관점의 건강정책은 여성에게 일률적으로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별과 계층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위험과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자는 것입니다.

“돌봄을 사회화하면 돌봄노동자의 삶도 나아지는가”

박문수 = 가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 돌봄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돌봄노동자의 저임금과 과중한 업무, 인력 부족도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황선희 = 돌봄서비스를 얼마나 많이 제공하는가와 얼마나 좋은 돌봄을 제공하는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돌봄노동자가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근무환경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서비스의 지속성과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여성학자 조안 트론토(Joan Tronto)의 돌봄윤리(care ethics)는 돌봄을 개인의 선의나 가족의 도덕적 의무로만 보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돌봄 필요를 알아차리고, 그 필요에 대응할 책임을 맡으며, 적절한 돌봄을 제공하고, 상대방이 실제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봅니다.

이 관점에서 돌봄의 공공성을 평가한다면 시설의 수나 서비스 제공 건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돌봄을 받는 사람의 존엄성과 자율성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건강과 노동권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ESG 경영에서도 의료기관과 돌봄서비스 기업이 이용자의 만족도만을 높이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노동자의 안전보건과 근로조건, 이용자의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고충처리 및 피해구제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이창언 = ESG에서 사회(S)와 거버넌스(G)의 관계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GRI 403은 산업안전보건 관리와 업무 관련 상해·질환을 다룹니다. 유럽의 지속가능성 보고기준인 ESRS는 자체 노동력(S1), 가치사슬 노동자(S2),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S3), 소비자와 최종 이용자(S4)에 관한 영향을 구분합니다.

유럽연합은 2026년 7월 ESRS의 간소화 개정안을 채택했고, 9월에는 관련 개정 규정이 관보에 게재됐습니다. 개정 기준은 2027년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되며, 2026년 회계연도에는 경과규정에 따른 선택적 적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모든 기업에 동일한 공시의무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적용대상과 보고요건은 해당 법령과 기업의 상황에 따라 구별해야 합니다.

제도의 변화와 관계없이 노동자와 서비스 이용자에게 발생하는 중대한 건강·안전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는 남습니다.

경영진이 위험을 파악하고 예방에 자원을 배분하며 피해 발생 시 적절히 대응하는지가 지배구조의 실질적인 과제입니다.

“집에서 돌보는 것이 언제나 더 좋은 선택일까”

박문수 = 많은 고령자는 요양시설보다 자신이 살던 집에서 생활하기를 원합니다. 재가돌봄을 확대하면 비용을 줄이면서 삶의 질도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황선희 = 살던 곳에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러나 집에서 지낸다는 사실만으로 돌봄의 질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PRB가 소개한 미국의 재가돌봄 연구에서는 본인부담으로 재가서비스를 이용한 저소득 치매 노인 집단의 돌봄 비용이 가구소득의 평균 87%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의 특정 조사와 대상집단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모든 치매 환자나 모든 저소득층에게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돌봄서비스가 존재하더라도 실제 이용 가능성이 경제적 자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미국에서는 2025년 40개 주에서 메디케이드의 재가·지역사회 기반 장기돌봄서비스 대기자가 60만 명을 넘었습니다.

필요한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면 부족한 돌봄을 가족이 무급으로 감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재가돌봄을 평가할 때에는 공적 지출뿐 아니라 이용자의 건강과 기능 상태, 가족돌봄의 부담, 미충족 돌봄 수요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박문수 = 한국에서는 올해 3월 의료·요양 통합돌봄 관련 법률도 시행됐습니다. 이 제도의 의미와 과제는 무엇입니까.

이창언 = 2026년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습니다.

노쇠와 질병,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필요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연계해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입니다.

중요한 정책 변화입니다. 그동안 의료와 요양, 복지서비스가 개별 제도로 운영되면서 이용자가 여러 기관을 찾아다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만 법률이 시행됐다는 사실만으로 서비스 연계가 완성됐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의료·돌봄 인력이 확보되어 있는지, 지방자치단체의 조정 역량은 충분한지, 이용자에게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평가해야 합니다.

재가돌봄과 시설돌봄 역시 획일적으로 우열을 정할 수 없습니다. 건강상태와 기능 수준, 본인의 의사와 가족의 상황에 맞는 선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마르티아 센의 역량 접근(capability approach)을 적용하면 중요한 것은 서비스가 제도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이용자가 실제로 원하는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SDGs의 진전은 왜 건강형평성으로 이어지지 못하는가”

박문수 = UNECE의 '지속가능발전 동향과 행동 2026'은 2030년 목표 달성 전망을 상당히 어렵게 평가했습니다. 건강 관련 SDGs도 그런 상황입니까.

이창언 = UNECE 보고서는 유럽과 북미, 중앙아시아 등을 포함하는 56개 회원국의 지역적 추세를 분석했습니다.

169개 SDG 세부목표 가운데 진행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127개였습니다. 그중 19개, 약 15%가 2030년 달성 궤도에 있었습니다.

13개는 중간 수준의 가속이 필요했고, 69개는 상당한 가속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26개는 오히려 목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건강과 웰빙을 다루는 SDG 3에서는 13개 세부목표 모두에서 평가가 가능했으며, 지역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진전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모성사망 감소(SDG 3.1), 아동사망 감소(SDG 3.2), 비감염성질환에 따른 조기사망 감소(SDG 3.4)와 관련된 세 가지 세부목표만 달성 궤도에 있었습니다.

또한 자료를 보고한 국가의 절반 이상에서는 인구의 10%가 넘는 사람들이 과도한 본인부담 의료비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강성과가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과 의료비 부담이 공정하게 분배된다는 사실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이 수치가 UNECE 지역의 평가 결과이지 세계 전체의 SDG 달성률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WHO의 '세계보건통계 2026'도 전 세계 차원에서 수치 목표가 설정된 건강 관련 SDG 지표들이 현재의 속도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박문수 = 그렇다면 SDG 목표의 이행률을 높이는 것과 건강 불평등을 줄이는 것은 어떤 관계에 있습니까.

이창언 = 평균적인 건강지표만 개선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모성사망률이나 비감염성질환의 조기사망률이 감소하더라도 개선효과가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어떻게 분배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분석은 SDG 3과 SDG 10을 연결합니다. 더 나아가 의료비 부담은 SDG 1, 노동자의 건강은 SDG 8, 여성의 돌봄 부담은 SDG 5와 관련됩니다.

정책 간 연계를 고려하는 '모든 정책에서의 건강(Health in All Policies, HiAP)' 접근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건강정책의 성과는 의료행정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노동과 교통, 주거와 환경정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평가해야 합니다.

“누구의 건강이 통계에서 보이지 않는가”

박문수 = UNECE 보고서에는 국가통계기관과 인권기구가 협력하는 사례도 나옵니다. 건강권을 통계로 측정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이창언 = UNECE 보고서 68~70쪽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지원한 '인권기반 데이터 접근(Human Rights-Based Approach to Data, HRBAD)'을 소개합니다.

몰도바에서는 국가통계기관과 인권기구가 협력해 장애와 언어, 민족 등과 관련된 세분화된 통계를 개선했습니다.

2024년 인구조사에는 이러한 접근이 반영됐고, 건강권에 관한 지표체계도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다만 해당 지표체계를 개발했다는 사실과 보건당국이 이를 공식적인 정책평가체계로 완전히 채택했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합니다. 보고서는 보건부에 체계적인 채택을 제안하는 활동을 향후 과제로 설명합니다.

이 사례는 공식통계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집단의 경험을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국가 평균의 의료이용률이 높더라도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이주민 등 특정 집단이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건강권을 측정하려면 평균적인 서비스 공급량뿐 아니라 소득·장애·성별·연령 등에 따라 나타나는 접근 장벽을 살펴야 합니다.

이는 SDG 17.18의 세분화된 통계 역량, SDG 16의 책임 있는 제도, SDG 10의 불평등 감소와 연결됩니다.

황선희 = 저는 통계에 기록되지 않은 사람의 경험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치료를 받지 못한 이유가 경제적 부담 때문인지, 이동이 어려웠기 때문인지, 의료정보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지에 따라 정책은 달라져야 합니다.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필요한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파악하려면 당사자의 참여와 질적 조사도 필요합니다.

다만 건강정보와 소득, 장애, 차별 경험은 민감한 개인정보입니다. 인권기반 통계라는 이유로 과도하게 수집해서는 안 됩니다.

개인정보 보호와 동의, 자료의 안전한 이용, 소수집단의 식별위험 방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측정의 목적은 사람을 분류하거나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 예방 가능한 불이익을 확인하고 줄이는 데 있습니다.


“기업의 ESG 보고서가 좋아지면 노동자의 건강도 좋아지는가”

박문수 = 기업은 ESG 보고서에서 건강검진과 안전교육, 산업재해 예방 실적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이런 숫자들이 실제 건강개선으로 이어졌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창언 = 안전교육 실시 횟수와 건강검진 참여율은 필요한 관리지표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노동자의 건강위험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GRI 403 산업안전보건 공시기준은 업무 관련 상해와 직업성 질환, 안전보건관리체계, 위험요인의 파악과 관리 등을 다룹니다.

기업은 여기에 작업장의 특성에 맞는 추가적인 지표를 결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위험 작업장의 위험요인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건강검진 후 필요한 후속조치가 이루어졌는지, 교대근무자나 비직원 노동자의 안전보건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추가적인 관리지표가 모두 GRI나 ESRS의 법적 의무공시 항목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ESG에서 지배구조(G)의 역할은 위험정보를 보고서에 싣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경영진이 중대한 건강·안전 위험을 검토하고, 예방과 시정조치에 필요한 자원을 배분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업안전보건은 기업의 생산성과도 관련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효율성만으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위험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적 피해를 예방할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박문수 = 산업안전과 건강관리, 공시까지 요구하면 기업의 행정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창언 = 타당한 우려입니다. 기업의 규모와 업무상 위험 수준에 맞는 비례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합니다.

보고자료를 많이 생산하는 것과 실제 위험을 줄이는 것은 다릅니다. 중소기업에 획일적으로 복잡한 보고체계를 요구하기보다 위험성 평가와 예방활동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공시의 목적도 기업의 위험과 영향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개선을 유도하는 데 있어야 합니다.

황선희 = 가족돌봄휴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업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도 실제로 이용할 때 불이익이 우려되거나 대체인력이 부족하다면 노동자는 사용을 주저할 수 있습니다.

제도가 있다는 사실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노동자의 고용형태나 직무, 성별에 따라 이용에 차이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의료기관과 돌봄서비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비스 제공 건수나 이용자 만족도만으로 취약한 이용자의 필요가 충분히 충족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ESG 경영의 성과를 평가할 때에는 조직의 활동뿐 아니라 노동자와 이용자가 실제로 경험한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형평성을 국가와 기업의 성과지표로 삼을 수 있을까”

박문수 = 이제 두 차례의 대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한국의 건강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국가와 기업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이창언 = 저는 건강형평성을 측정 가능한 정책목표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2026년 9월 발표한 2023년 추계에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49세였고 건강수명은 68.56세였습니다.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71.07세, 하위 20%는 62.94세였습니다. 8.13년 차이입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시간이 소득계층에 따라 크게 다르게 나타난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차이가 소득 하나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소득은 교육과 직업, 주거환경과 의료이용 등 여러 조건과 연결되며 건강 악화가 소득을 감소시키는 역방향의 관계도 존재합니다.

국가는 평균 건강수명의 변화뿐 아니라 소득과 성별, 지역과 장애 여부 등에 따른 격차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정책 시행 이후 취약한 집단의 미충족 의료가 줄었는지, 건강한 생활기간이 개선됐는지, 의료비 부담이 완화됐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도 자신이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 노동자와 이용자의 건강·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해야 합니다.

다만 기업 한 곳의 ESG 활동으로 국가 전체의 건강수명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직접 입증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은 자신의 사업활동과 관련된 위험과 개선성과에 책임지는 것이 적절합니다.

SDGs는 국가와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이고, ESG는 기업과 조직이 지속가능성 관련 영향과 위험을 관리하고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두 체계의 연결은 선언보다 실제 성과에 근거해야 합니다.

황선희 = 저는 건강정책의 설계와 평가에서 당사자의 경험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과 고령자, 장애인과 저소득층이 겪는 어려움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집단 안에서도 소득과 가족구성, 주거환경과 건강상태에 따라 필요한 지원이 달라집니다.

특히 돌봄을 받는 사람의 권리와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의 권리를 함께 보장해야 합니다.

가족이 감당하는 돌봄 부담을 줄이는 과정에서 유급 돌봄노동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이전돼서도 안 됩니다.

좋은 돌봄은 서비스를 받는 사람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보호하면서 제공하는 사람의 노동권과 건강도 존중할 때 지속될 수 있습니다.

“건강 불평등을 사회정의의 문제로 다루는 이유는”

박문수 = 마지막 질문입니다. 건강 불평등을 사회정의의 문제로 다뤄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창언 = 모든 건강 차이가 부당한 것은 아닙니다. 연령과 생물학적 특성, 개인의 선택에 따른 차이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조건 때문에 예방 가능한 질병과 장애가 특정 집단에 집중되거나 필요한 의료와 돌봄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이는 정책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입니다.

존 롤스(John Rawls)의 정의론은 사회의 기본 제도가 불리한 위치에 놓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게 합니다. 아마르티아 센의 역량 접근은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삶을 영위할 수 있는가에 주목합니다.

이 관점을 건강정책에 적용하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법적 자격뿐 아니라 그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할 시간과 비용, 이동수단과 사회적 지원을 갖추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저는 건강형평성 정책을 세 가지 질문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첫째, 누가 필요한 치료와 돌봄에 접근하지 못하는가.

둘째, 어떤 사회경제적 조건이 그러한 격차를 발생시키는가.

셋째, 국가와 기업의 정책이 시행된 이후 가장 불리한 조건에 놓인 사람들의 건강과 생활은 실제로 얼마나 개선됐는가.

이 질문에 실증자료로 답할 수 있어야 SDGs의 이행과 ESG 책임경영을 건강한 삶의 변화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박문수 = 두 차례의 대담을 통해 건강 불평등의 사회적 원인과 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의 과제를 살펴봤습니다. 평균적인 건강성과의 개선을 넘어 그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필요한 의료와 돌봄의 부담을 어떻게 공정하게 분담할 것인지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 대담을 마치며 -

세계보건기구의 '세계보건통계 2026'은 의료서비스의 확대에도 재정적 부담과 서비스 접근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의 '지속가능발전 동향과 행동 2026'은 건강 관련 목표에서 성과가 나타났음에도 제도적 형평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PRB의 연구는 공식적인 의료·돌봄체계 밖에서 가족과 친지가 감당하는 막대한 무급 돌봄노동을 보여줬다. 한국의 소득별 건강수명 격차와 여성 노인의 건강·돌봄 경험도 보건의료정책이 개인의 생활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창언 교수는 건강형평성을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제도적 책임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SDG 3을 빈곤과 노동, 성평등과 불평등 감소의 목표에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의 ESG 경영에서는 산업안전보건과 이용자 보호, 경영진의 위험관리 책임을 실질적인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황선희 연구원은 여성의 만성질환과 기능제약, 가족돌봄의 경제적 부담, 돌봄서비스 노동자의 권리에 주목했다. 돌봄을 받는 사람의 권리와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의 권리를 분리할 수 없으며, 지원제도의 존재보다 실제 이용 가능성과 서비스의 질을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제기했다.

건강 불평등을 줄이는 일은 국가나 기업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국가는 필요한 의료와 돌봄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은 노동자와 이용자에게 미치는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시민사회와 당사자는 공식통계에서 드러나지 않는 경험을 제시하고 정책을 검증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의료서비스를 얼마나 많이 공급했는가만으로 정책의 성과를 판단할 수는 없다.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한 사람이 얼마나 줄었는지, 돌봄 때문에 노동과 생활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취약한 집단의 건강한 생활기간이 실제로 늘어났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건강정책과 책임 있는 ESG 경영은 바로 이러한 변화를 측정하고 설명하는 데서 구체성을 얻는다.


SDG뉴스 | 건강 불평등과 지속가능성 특별대담 2부작 완결. 정리 = 임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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