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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뉴스 특별대담 ①] 왜 어떤 사람은 더 일찍 늙고, 더 오래 아픈가

person test@example.com calendar_today 2026.10.13 00:00 visibility 조회 25

사회 = 박문수 SDG뉴스 대표 / 대담 = 이창언 우석대학교 교수·ESG 국가정책연구소장, 황선희 우석대학교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박사과정·전 성남여성의전화 회장


[SDG 3 건강과 웰빙]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같은 속도로 늙지는 않는다. 비슷한 나이에도 누군가는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누군가는 만성질환과 장애, 의료비 부담을 동시에 경험한다. 유전과 생활습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다. 출생 이후 경험한 빈곤과 교육, 노동과 주거, 차별과 사회적 관계가 신체의 노화와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비영리 인구정책 연구기관 PRB(Population Reference Bureau)가 2026년 7월 발간한 '불평등하게 늙어가기(Aging Unequally)'는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미국 노화 연구를 종합했다. 2024년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6100만 명으로 전체의 약 18%에 달했다. 그러나 보고서가 주목한 것은 고령인구의 증가보다 노년의 건강이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가 하는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보건통계 2026' 역시 기대수명 연장과 건강수명 개선이 국가와 계층에 따라 불균등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에서도 2023년 소득 상·하위 20%의 건강수명이 8.13년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가운데 건강과 웰빙(SDG 3)을 빈곤(SDG 1), 교육(SDG 4), 성평등(SDG 5), 양질의 일자리(SDG 8), 불평등 감소(SDG 10)와 함께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기업의 노동환경과 산업안전보건, 가족돌봄 지원, 환경위험 관리는 ESG 경영의 사회적 책임과도 연결된다.

SDG뉴스는 이창언 교수와 황선희 연구원을 만나 건강 불평등의 원인과 그 사회적 의미를 살펴봤다.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가진 미국은 왜 수명이 짧은가”

박문수 = 미국의 의료기술과 의료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PRB 보고서를 보면 2024년 미국의 기대수명은 79세로, 비교 가능한 부유한 국가의 평균 82.7세보다 3.7년 짧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이창언 = 의료기술의 발전과 인구집단의 건강성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1인당 의료비를 많이 지출하지만 만성질환과 비만, 사회경제적 불평등, 분절된 의료보장체계 등으로 인해 기대수명에서 다른 부유한 국가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건강을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결과로만 이해하면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역학자 마이클 마멋(Michael Marmot)이 강조해 온 '건강의 사회적 기울기(social gradient in health)'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달라질수록 건강수준도 단계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소득은 영양과 주거, 교육과 의료이용에 영향을 미칩니다. 직업은 근무시간과 신체적 위험, 고용안정성과 관련됩니다. 이러한 조건은 개인이 병원에 가기 이전부터 건강에 영향을 줍니다.

이런 의미에서 SDG 3 건강과 웰빙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SDG 1의 빈곤 감소, SDG 4의 교육기회, SDG 8의 안전한 노동환경과 SDG 10의 불평등 감소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박문수 = 그렇다면 의료비보다 복지나 노동정책에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뜻입니까.

이창언 = 어느 한쪽이 무조건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필수의료와 예방의료, 치료기술에 대한 투자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질병을 발생시키는 환경이 그대로라면 치료에 많은 비용을 투입해도 새로운 건강위험이 계속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책의 효과는 투입예산만이 아니라 예방 가능한 질병의 감소, 건강수명의 개선, 계층별 격차의 변화까지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의료정책과 사회정책을 분리하기보다 상호보완적인 체계로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이 몸에 새겨진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박문수 = PRB 보고서에는 같은 연령인데도 흑인과 백인 미국인 사이에 생물학적 노화 지표가 평균 9년 차이 난다는 연구가 등장합니다.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이창언 =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코트니 보엔(Courtney Boen)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입니다. 같은 실제 연령의 흑인 미국인과 백인 미국인을 비교했을 때 흑인 집단의 생물학적 노화 지표가 평균적으로 약 9년 앞서 있었습니다.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나이와 구별해야 합니다. 여러 생체지표를 통해 추정한 것이므로 반드시 9년 먼저 사망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적 경험의 장기적인 영향입니다.

사회학의 생애과정론(life-course perspective)에서는 건강을 특정 시점의 상태로만 보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의 빈곤과 교육기회, 성인기의 고용과 소득, 주거환경과 차별 경험이 시간에 따라 축적된 결과를 분석합니다.

이를 '누적적 불이익(cumulative disadvantage)'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경험이 염증반응과 스트레스 조절, 대사기능 등 생물학적 과정과 연결되는 현상을 '생물학적 체화(biological embedding)'의 관점에서 연구합니다.

알린 제로니머스(Arline Geronimus)의 풍화 가설(weathering hypothesis)도 관련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의 사회적 불이익과 스트레스가 특정 집단의 건강을 조기에 악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러한 이론이 모든 건강격차의 인과관계를 확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행태와 질병력, 유전적 요인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황선희 = 저는 이 연구를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만 다루는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안정한 고용과 경제적 어려움, 가족돌봄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람에게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차별이나 폭력, 경제적 의존을 경험하는 여성에게는 자신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여성학에서는 개인적 경험이 사회적 권력관계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강조해 왔습니다. 건강과 질병 역시 이러한 관계 속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수준에 따라 치매 유병률이 네 배나 차이 난다”

박문수 = 2022년 미국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교육수준에 따라 5%와 20%로 차이가 났습니다. 교육이 정말 노년의 뇌 건강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칩니까.

이창언 = 미국의 72세 이상 메디케어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입니다. 요양시설 거주자는 제외됐습니다.

대졸자의 치매 유병률은 5%, 교육기간 12년 미만 집단은 20%였습니다. 인종·민족별로는 비히스패닉 백인 7.0%, 비히스패닉 흑인 11.1%, 히스패닉 노인 17.7%였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교육이나 인종 하나의 인과적 효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교육과 소득, 직업과 건강정보 이용능력 등 여러 조건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경과학에서 말하는 인지예비능(cognitive reserve)은 교육과 인지기능의 관계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교육과 지적 활동, 인지적으로 복잡한 직업 경험이 노년기 뇌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건강·은퇴연구 분석에서 2000년 11.6%에서 2012년 8.8%로 감소했습니다. 교육수준의 향상이 그 변화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제시됩니다.

이 문제는 SDG 4의 양질의 교육이 단순히 취업능력 향상에 그치지 않고 생애 전반의 건강과도 관련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황선희 = 교육과 건강의 관계는 의료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납니다.

진료에 관한 안내를 받더라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온라인 예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정보 제공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보건학에서는 이를 건강문해력(health literacy)의 문제로 다룹니다.

디지털 의료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정보와 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에게 새로운 장벽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평생교육과 디지털 역량 지원을 건강정책과 연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업재해가 줄어들면 건강한 일터가 되는가”

박문수 = ESG 경영에서는 산업안전보건을 중요한 사회적 책임으로 다룹니다. 그런데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노동자가 건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창언 = 산업재해 예방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사고를 줄이는 일과 노동자의 건강을 충분히 보호하는 일은 완전히 같지 않습니다.

PRB 보고서가 소개한 연구에서 51~60세 미국 서비스직 종사자의 생물학적 노화 지표는 전문직·관리직 종사자보다 평균 1.65년 앞서 있었습니다.

직업은 소득뿐 아니라 업무상 자율성, 신체적 부담과 근무시간, 고용안정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야간노동과 교대근무, 반복적인 신체 부담, 유해물질 노출은 작업장의 건강위험을 분석할 때 고려해야 할 조건입니다.

SDG 세부목표 SDG 8.8은 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안전한 노동환경의 증진을 요구합니다. ESG에서도 노동자의 안전보건은 사회(S) 영역의 주요 문제입니다.

GRI 403 산업안전보건 공시기준은 업무 관련 상해뿐 아니라 직업성 질환과 위험요인, 예방활동 등을 다룹니다. 기업이 업무나 작업장을 통제하는 비직원 노동자도 관련 보고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안전보건을 근로자 개인의 주의 의무로만 볼 것이 아니라 조직이 위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관리하는지 평가해야 합니다.

박문수 = 기업에 더 많은 의무를 부과하면 특히 중소기업에는 비용 부담이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이창언 =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모든 기업에 동일한 규모의 행정체계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위험을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구분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에는 적절한 기술지원과 교육, 공동 예방체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기업 규모에 비례한 관리방식을 설계하되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은 유지돼야 합니다.

ESG 보고서의 분량이나 교육 실시 횟수보다 작업장의 위험이 실제로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황선희 = 저는 노동자의 건강을 퇴근 후 생활과도 연결해서 보고 싶습니다.

장시간 노동을 하는 사람이 가족을 돌보거나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이 건강검진을 지원하더라도 교대근무자나 단시간 노동자, 가족돌봄 부담이 큰 노동자가 제도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의 복리후생제도가 있다고 해서 모든 노동자가 같은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은 더 오래 살지만 더 오래 아프기도 한다”

박문수 = 최근 OECD 통계를 보면 여성은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건강하지 못한 기간의 비율도 높습니다. 여성의 장수를 어떤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까요.

황선희 = OECD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5'에 실린 2021년 추계에서 한국의 60세 여성은 평균 28.4년, 남성은 23.6년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여성이 4.8년 더 긴 것이지요. 그러나 남은 생애 중 활동 제약을 경험하는 기간의 비율은 여성 26%, 남성 24%였습니다.

OECD 38개국 평균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3.4년 더 오래 살았지만 활동 제약을 경험하는 기간의 비율은 여성 26%, 남성 24%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균수명의 길이와 건강하게 살아가는 시간을 구별하는 일입니다.

보건학에서는 여성의 생존상 이점과 질병·장애 부담의 차이를 함께 연구합니다. 흔히 '남녀 건강-생존 역설(male–female health-survival paradox)'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조기사망과 일부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이 높을 수 있고, 여성은 오래 생존하면서 만성질환과 기능 제약을 경험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성별이 더 건강하다고 단순하게 판단하기보다 질병의 종류와 기능 상태, 생존기간을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박문수 = 이런 차이는 생물학적 특성 때문입니까, 아니면 사회적 불평등 때문입니까.

황선희 = 두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여성의 장수와 만성질환에는 생물학적 차이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과 소득, 가족돌봄, 의료이용의 경험도 건강상태와 관련됩니다.

2022년 서울신문이 소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령자 성별 삶의 질 분석에서는 여성 노인의 연소득이 1168만 원, 남성은 2072만 원이었습니다.

세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가진 비율도 여성 32.3%, 남성 21.8%로 차이가 났습니다. 우울 증상 비율은 여성 15.5%, 남성 10.9%였습니다.

당시 여성 노인에게 후기 고령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점 등 조사집단의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모두 성차별의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여성 노인의 건강과 소득, 돌봄의 필요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여성학의 교차성(intersectionality)은 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여성이라는 공통된 조건 안에서도 계층과 연령, 장애와 고용형태에 따라 건강위험과 사회적 자원이 다르게 분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창언 = SDG 5의 성평등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여성의 대표성이나 고용률만이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친 노동과 돌봄의 부담, 건강한 삶의 기회까지 살펴야 합니다.

기업의 ESG 경영에서도 인원구성의 성별 비율뿐 아니라 직업성 질환과 산업안전보건, 돌봄휴가와 유연근무를 실제로 누릴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합니다.

“한국의 건강수명 격차 8.13년,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

박문수 = 한국은 장수국가입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건강수명 통계에서는 소득에 따라 상당한 격차가 확인됐습니다.

이창언 =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2026년 9월 발표한 2023년 추계에 따르면 기대수명은 83.49세, 건강수명은 68.56세였습니다.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71.07세, 하위 20%는 62.94세로 8.13년 차이가 났습니다.

2022년 추계에서는 소득별 건강수명 격차가 약 8.4년이었습니다. 연도별 차이의 원인을 엄밀히 분석해야 하지만, 계층 간 격차가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된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SDG 3의 건강과 SDG 10의 불평등 감소를 연결해야 하는 직접적인 이유입니다.

국가 전체의 건강수명이 증가하더라도 저소득층의 건강수명이 정체되거나 상대적인 격차가 확대된다면 정책의 분배 효과를 다시 평가해야 합니다.

다만 건강수명 차이가 소득 하나의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과 직업, 주거환경, 건강행태 등이 함께 작용하며 건강 악화가 소득을 감소시키는 역방향의 영향도 존재합니다.

박문수 = 기업의 ESG 활동이 국가 단위의 건강수명 격차를 줄이는 데 실제로 기여할 수 있을까요.

이창언 = 어느 한 기업의 ESG 활동이 국가 전체의 건강수명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직접 입증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기업은 자신이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노동시간과 위험작업, 안전보건과 정신건강, 차별 예방과 가족돌봄 지원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SDGs는 국가와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발전목표이고, ESG는 기업과 조직이 지속가능성 관련 영향과 위험을 관리하고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둘을 연결할 수는 있지만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이 SDGs 기여를 선언했다고 해서 노동자의 건강이 실제로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환경위험과 사회적 고립도 건강 불평등의 문제인가”

박문수 = 환경(E)과 사회(S)를 연결하는 건강 문제도 궁금합니다. 건강 불평등은 주로 의료와 소득의 문제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창언 = WHO '세계보건통계 2026'은 2021년 가정과 실외의 미세먼지 오염에 기인한 세계 사망을 약 660만 명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환경위험에 노출되는 정도와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주거환경과 직업, 소득과 건강상태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폭염에 노출된 야외노동자와 냉방환경이 취약한 고령자, 대기오염에 노출된 주민은 서로 다른 위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환경정의(environmental justice)는 이러한 위험의 불균등한 분배와 의사결정의 문제를 함께 다룹니다.

기업의 ESG 환경(E) 영역에서는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배출을 관리해야 하고, 사회(S) 영역에서는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안전과 건강을 살펴야 합니다.

거버넌스(G)는 이러한 위험이 적절하게 파악되고 관리되는지에 대한 책임과 관련됩니다.

황선희 = 사회적 고립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PRB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지역사회 거주 노인 약 네 명 중 한 명이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어려울 때 의지하거나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는 비율이 전체 성인 94.5%, 70세 이상 87.8%였습니다. 외로움을 자주 또는 항상 느끼는 사람은 6.4%였습니다.

미국의 사회적 고립률과 한국의 외로움 경험률은 조사개념이 다르므로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기회가 소득과 이동권, 주거환경과 돌봄의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SDGs와 ESG는 건강한 삶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박문수 =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건강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왜 중요합니까.

이창언 = 평균 기대수명의 연장만으로 건강한 사회를 평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삶의 기회가 계층과 성별, 직업과 지역에 따라 어떻게 분배되는지 살펴야 합니다.

보건학에서는 건강격차(health inequality)와 건강불형평(health inequity)을 구분합니다. 모든 건강 차이가 부당한 것은 아니지만, 회피하거나 예방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부당한 격차는 개선의 대상이 됩니다.

국가는 SDG 3을 중심으로 관련 목표들을 연결하고, 기업은 ESG 경영을 통해 자신의 활동이 노동자와 이해관계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해야 합니다.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의 역량 접근(capability approach)을 적용하면 사람들이 어떤 자원을 갖고 있는가뿐 아니라 실제로 어떤 삶을 살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건강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필요한 치료를 받을 시간과 비용이 없으면 실질적인 선택권은 제한됩니다.

건강한 사회를 평가할 때에는 가장 유리한 집단이 얼마나 오래 사는가와 함께, 가장 불리한 집단의 건강한 생활기간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살펴야 합니다.

황선희 = 저는 그 과정에서 여성과 고령자, 장애인,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의 경험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인 통계에 나타나는 평균과 개인의 실제 생활은 다를 수 있습니다.

건강관리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도 치료를 미루거나 생활습관을 바꾸기 어려운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정책을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박문수 = 건강 불평등이 개인의 생활습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분명해집니다. 의료비와 돌봄의 부담을 누가 감당해야 하며, 국가와 기업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제2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대담을 마치며

미국 PRB의 연구는 노년의 건강을 이해하려면 생애 전반에 걸친 사회적 조건을 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교육수준별 치매 유병률 5%와 20%, 인종집단 간 생물학적 노화 지표의 평균 9년 차이, 직업집단 간 1.65년의 차이는 건강 불평등의 복합적인 경로를 드러낸다.

WHO와 OECD의 자료는 국가와 성별에 따라 건강한 삶의 시간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소득 상·하위 20%의 건강수명 격차는 8.13년에 달했다.

이창언 교수는 생애과정론과 건강의 사회적 기울기, 누적적 불이익을 통해 건강 불평등을 분석했다. 황선희 연구원은 여성의 만성질환과 돌봄, 노동과 경제적 조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두 사람의 논의는 건강 불평등을 사회구조의 문제로 분석하면서도 개인의 건강관리와 제도적 책임을 대립시키지 않는 데서 만났다.

SDG 3은 빈곤과 교육, 성평등과 노동, 불평등 감소와 연결돼 있다. 기업의 ESG 경영 역시 산업안전보건과 근로조건, 환경위험의 관리와 관련된다.

건강한 사회는 평균수명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예방 가능한 건강위험을 얼마나 줄이고, 누구나 필요한 치료와 돌봄에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을 얼마나 넓혔는지에 따라 지속가능성의 수준도 달라진다.

[특별대담 ② 예고] 「의료는 보장되는데 왜 치료를 포기하는가 ― 건강권과 돌봄의 비용, SDGs·ESG의 책임」

 

정리 = 임학근 기자 

http://www.sdg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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