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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다자주의의 위기 ‘Beyond 2030’ 체제의 설계자, ‘제10대 유엔 사무총장’ 선거와 글로벌 거버넌스의 미래를 묻다

person ESG국가정책연구소 calendar_today 2026.07.12 02:48 visibility 조회 23

오늘날 국제사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가자지구의 유혈 갈등, 그리고 날로 격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심각한 지정학적 분열을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의 갈등을 중재하고 평화를 유지해야 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상임이사국들의 거부권(Veto) 남발로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에 빠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러한 다자주의의 붕괴 위기 속에서 2027년 1월부터 새로운 5년의 임기를 시작할 '제10대 유엔 사무총장'선출은 지구촌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선출은 2030년 마감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후의 새로운 인류 공동 목표인 ‘POST SDGs(포스트 2030 어젠다)’의 기틀을 짜야 한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다르다.

유엔(UN)의 차기 수장을 선출하는 과정이 본격화 되면서 전 세계 지정학적 지형과 글로벌 거버넌스가 거대한 대전환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국제개발 전문 매체 ‘SDG 지식 허브(SDG Knowledge Hub)’에 따르면, 차기 총장 후보들이 회원국들의 날카로운 검증과 대면하는 공개 청문회 과정이 국제사회의 뜨거운 화두로 부각됐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권력 교체를 넘어 신냉전의 격랑 속에서 흔들리는 다자주의 규범(SDG 16)을 복원하고, 인류의 새로운 생존 비전을 새로 써 내려가야 할 역사적 사명을 안고 있다.  

이에 SDG 뉴스는 대한민국 SDGs 학계의 최고 권위자이자 지속가능발전 및 국제 거버넌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우석대학교 글로벌문화경영학과 이창언 교수를 만나, 이번 유엔 사무총장의 역사적 역할과 권한, 역대 수장들의 치적, 그리고 이번 10대 사무총장 선거의 동향과 선출이 갖는 엄중한 시대적 의미와 향후 '포스트 2030' 체제가 마주할 과제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 ‘세계 최고의 외교관’ 유엔 사무총장의 권한과 현실적 한계와 위기 속에서 빛났던 역대 사무총장들의 위대한 발자취

Q.이창언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흔히 유엔 사무총장을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부르지만, 현실적인 권한에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무총장의 실질적인 역할과 권한은 무엇인가요?

이창언 교수 : “유엔 사무총장은 4만여 명의 국제 공무원을 지휘하는 행정 수반이자 지구촌의 가장 거대한 조정자입니다. 사무총장의 주요 네가지 역할은 최고 행정책임자, 국제 외교관, 국제사회의 대변인, 위기관리 책임자로 흔히 ”세계 대통령은 아니지만 세계의 양심“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군대나 강제 집행력이 없기 때문에, 강대국들이 대립할 때 모든 비판과 책임을 떠안는 ‘희생양(Scapegoat)’이 되기도 하죠. 전임 총장들이 이 직책을 두고 ‘가장 불가능한 직무’라고 토로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사무총장에게는 강력한 정치적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유엔 헌장 제99조에 명시된 ‘의제 제기권’입니다. 이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사안을 안보리에 직접 공식 의제로 상정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잠자는 사자를 깨우는 것과 같죠. 이를 통해 사무총장은 분쟁 지역에 개입해 ‘조용하고 은밀한 외교(Quiet Diplomacy)’를 펼치며 파국을 막는 심판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Q.역사적으로 유엔이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받을 때마다 리더십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역대 사무총장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주요 치적은 무엇입니까?

이창언 교수 : “유엔 80년 역사에서 국제사회의 이정표를 바꾼 인물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제2대 다그 함마르셸드(스웨덴) 총리입니다. 그는 1956년 수에즈 위기 당시 국제사회의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해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PKF)’ 체제를 최초로 고안했습니다. 유엔 외교의 기틀을 닦은 위대한 정치가로 인정받아 사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둘째로 제3대 우 탄트(미얀마) 총리입니다. 최초의 비유럽권 수장이었던 그는 인류가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끈질긴 중재 외교를 펼쳐 전면전을 막아냈다.

셋째로 제7대 코피 아난(가나) 총리입니다. 그는 빈곤 퇴치와 인류 발전을 위한 최초의 전 지구적 목표인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를 정립했고, ‘보호책임(R2P)’ 개념을 도입해 인권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끌어올린 혁신가였다.

넷째로 우리에게 친숙한 제8대 반기문(대한민국) 총리입니다. 반 총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선언적이고 강력한 환경 협정인 ‘파리기후변화협정(2015년)’을 타결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체제를 채택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제9대 안토니우 구테흐스(포르투칼)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입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기후위기 대응 강화, 2030 SDGs 이행 촉진, 생물다양성 및 자연보전, 코로나19 국제협력, AI 거버넌스, 유엔 조직 개혁 및 분쟁 중재와평화 구축 분야에 집중했다.

◇유엔 창설 이후 가장 중요한 제10대 사무총장의 중요한 이유와 선출 과정과 후보와 진영간의 입장

Q. 기후위기·생물다양성 붕괴·토지황폐화의 '삼중 지구위기(Triple Planetary Crisis)'와 AI 시대의 새로운 국제질서에 대응할 글로벌 리더이자 2030 SDGs의 최종 이행을 책임질 마지막 리더가 될 이번 제10대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과거의 선출 과정보다 훨씬 더 엄중하고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보시는 핵심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창언 교수 : “크게 세 가지 패러다임의 전환기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마비된 다자주의를 복원할 ‘글로벌 구원투수’의 시급성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총리가 임기 동안 기후위기 경고와 흑해 곡물 협정 등 다방면으로 고군분투했으나, 강대국들의 패권 전쟁 앞에 유엔이 무력하다는 비판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10대 총장은 안보리의 교착 상태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붕괴된 다자주의 외교를 재건할 강력하고 명확한 리더십을 증명해야 한다.

둘째, ‘POST SDGs(포스트 2030 어젠다)’라는 새로운 미래 청사진의 설계자입니다.
반기문 총장이 주도한 SDGs 체제가 2030년으로 마감된다. 10대 총장은 임기 중 2030년 이후 인류가 나아가야 할 차세대 글로벌 규범과 목표인 POST SDGs의 판을 짜야한다. 현재 지구촌은 단순한 빈곤 문제를 넘어 인공지능(AI) 거버넌스 규범 정립, 복합적 기후 재난 대응 등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이정표를 세울 경영 능력이 필수적이다.

셋째, 8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 탄생에 대한 시대적 요구입니다.
유엔 창설 이래 지난 80년 동안 9명의 수장은 모두 남성이었다. 이번 선출에는 미첼 바첼레트(전 칠레 대통령), 레베카 그린스판(현 UNCTAD 사무총장) 등 세계적인 역량을 갖춘 여성 지도자들이 대거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성평등과 다양성을 대변하는 유엔 역사상 가장 견고한 유리천장이 깨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Q,이번 제10대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구체적으로 어떤 구조적 절차를 거쳐 진행되며, 최종 임명 시기는 언제쯤입니까?

이창언 교수 :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유엔 헌장 제97조라는 명확한 법적 메커니즘에 의거해 정치적 조율과 다자간 합의 속에서 진행된다. 구조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관문은 실질적인 결정권을 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추천이다.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Veto)을 통과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안보리가 다단계의 비공식 투표(Straw Polls) 과정을 거쳐 최종 단수 후보를 권고하면, 193개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는 유엔 총회에서 다수결 투표를 통해 최종 임명을 확정 짓게 된다. 올해 가을인 9월에서 10월 사이에 안보리의 집중적인 조율과 투표가 이뤄질 예정이며, 늦어도 안토니오 구테흐스 현 총장의 임기 만료 전인 11월 중에는 최종 임명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한다.

Q,이번 선거는 '여성 리더십'과 '중남미 순번론'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합니다.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들의 면면과 비전은 어떠합니까?

이창언 교수 : 유엔 창설 80년 동안 단 한 번도 여성 총장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대륙별 순환 원칙상 이번이 '중남미·카리브 그룹(GRULAC)'의 순번이라는 명분이 강력히 맞물려 있다. 

현재 유엔 공식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유력 후보들을 분석해 보면, 가장 선도적인 담론을 이끄는 주자는 앤티가 바부다(Antigua and Barbuda)의 공식 지명을 받은 에콰도르 출신의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가르세스(María Fernanda Espinosa Garcés) 제73대 유엔 총회 의장이다. 그녀는 평화·안보, 디지털·에너지 전환 등 5대 혁신 축을 제시하며 다자주의 신뢰 회복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코스타리카 정부의 지명을 받은 레베카 그린스판 마유피스(Rebeca Grynspan Mayufis)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전 코스타리카 부통령)과 가이아나 정부가 지명한 캐롤린 로드리게스-버켓(Carolyn Rodrigues-Birkett) 주유엔 가이아나 대사 역시 개도국과 소도국의 기후 취약성을 지적하며 기후 재정의 과감한 재배분을 공약하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과 멕시코의 공동 지명을 받으며 압도적인 정치적 체급을 보여주는 미첼 바첼렛 제리아(Michelle Bachelet Jeria) 전 칠레 대통령(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당초 자국인 칠레를 포함한 3개국 지명을 받았으나, 3월 25일 칠레 정부가 공식 지명을 철회하면서 현재는 브라질과 멕시코의 지명으로 레이스를 지속하고 있다. 이어 아르헨티나 출신의 버지니아 실비아 이사벨 감바(VIRGINIA SILVIA ISABEL GAMBA)는 전 유엔 사무차장, 아동 및 무력 충돌 담당 사무총장 특별대표 등 총 5명의 여성 리더십 군단을 형성하고 있다. 

남성 후보군으로는 남미 진영에서 기술적 전문성을 내세운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Rafael Mariano Grossi)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그리고 특이하게도 아프리카 부룬디(Burundi) 정부의 지명을 받아 출마한 아프리카 그룹의 거물 마키 살(Macky Sall) 전 세네갈 대통령이 다자주의의 구조적 개혁을 외치며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Q,안보리 상임이사국 간의 첨예한 신냉전 구도 속에서, 진영별 입장 차이는 어떻게 대립하고 있습니까?

이창언 교수 : 각 후보가 제시하는 담론 이면의 지정학적 역학 관계는 대단히 냉혹하다. 미국과 유럽의 서방 진영은 가치 기반의 자유주의 국제질서 수호와 규칙 기반 거버넌스를 최우선으로 둡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과 대립각이 극에 달한 러시아와 중국의 무조건적인 거부권(Veto) 장벽에 막힐 가능성이 큽니다. 

중·러 진영은 서방 중심의 인권 담론이 유엔의 무기화가 되는 것을 고도로 경계한다. 따라서 이들은 중·러와 외교적 마찰이 적은 온건한 다자주의 협상가를 전략적 타협안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이 거대한 지정학적 틈바구니 속에서 제3세계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개도국들은 이념 논쟁을 전면 배제한 채, 기후 적응과 불평등 완화(SDG 10)를 위한 다자간 파트너십(SDG 17)의 실효성 확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마치며: 지구촌의 미래를 향한 변혁적 리더십을 기대하며

Q. 2027년 취임할 차기 총장이 마주할 'Post 2030' 혹은 '비욘드 2030(Beyond 2030)' 체제에 대해 교수님의 혜안을 듣고 싶습니다.

이창언 교수 : 차기 사무총장의 5년 임기는 2030년 SDGs 마감 시한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즉, 현재의 '2030 Agenda' 이후 인류의 새로운 생존 프레임워크인 'Post 2030' 혹은 'Beyond 2030' 체제를 직접 설계하고 출범시켜야 하는 역사적 골든타임을 통과하게 된다. 최근 유엔 청문회에서도 공식 의제화됐듯이, 향후 지속가능발전 체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대전환할 것입니다. 

첫째는 '양적 경제 지표(GDP)를 넘어선 지속가능성 측정 지표(Metrics beyond GDP)'의 전면 전개이다. 환경적 비용과 사회적 안전망, 인간 존엄성을 포괄하는 질적 평가 체계가 다자주의 거버넌스의 새로운 나침반이 될 것이다.

둘째는 과거 유엔 중심의 중앙 집권적이고 하향식(Top-down) 목표 제시에서 벗어난 '로컬 주도(Localization)'로의 시프트이다. 지방 정부와 지역 현장의 공동체가 스스로 자율성과 책임성을 갖고 직접 실천을 리드할 수 있도록 유엔 시스템이 후원하는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 

글로벌 거버넌스의 신뢰 회복은 결코 구호로 이뤄지지 않는다. 당장 눈앞의 단기 재무 지표나 단기 성과에 가려져 구조적 리스크와 불평등을 방치하는 국가나 조직은, 훗날 포스트 2030 체제가 요구하는 냉정하고 엄격한 규범의 '사후 청구서'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로컬의 위기를 글로벌의 언어로 읽어내고, 글로벌의 비전을 로컬의 구체적 실천으로 축조해 나가야만 다자주의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이번 선출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와 우리 정부가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요?

이창언 교수 : “유엔은 관례상 대륙별 순환 원칙이 있고 이번에는 남미 차례라는 의견이 많지만, 지금의 지구촌 위기는 관례보다 ‘역량과 혁신성’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은 지금 조직을 슬림화하고 체질을 바꾸는 ‘UN80 리폼(Reform)’을 추진 중이다.

차기 총장은 단순히 국가 간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관료가 돼서는 안된다. 전 세계 80억 인구의 삶과 생태계 평화를 위해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유엔을 실질적인 결과 중심 조직으로 변혁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지구촌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나침반이 이번 선출을 통해 올바르게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기자의 변] 오늘 이창언 교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제10대 유엔 사무총장 선거가 단순히 국제기구의 수장을 바꾸는 정치 이벤트가 아님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그것은 신냉전이라는 냉혹한 지정학적 격랑 속에서 ‘규범 기반의 다자주의(SDG 16)’를 복원하고, 다가오는 ‘Beyond 2030’의 인류 생존 프레임워크를 축조하는 거대한 거버넌스 정립의 장이다.

특히 차세대 지속가능발전 체제가 지향할 두 가지 기둥인 양적 성장 지표인 GDP의 한계를 극복하는 ‘인간 중심의 질적 측정 지표(Metrics beyond GDP)’로의 전환과, 유엔 중심의 하향식 통제를 넘어 지방 정부와 공동체가 자율성을 갖는 ‘로컬 주도(Localization)’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는 학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매우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학기말 바쁘신 중에도 유엔 공식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팩트로 인터뷰를 해주신 이창언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출처 : SDG뉴스(http://www.sdgnews.net)

출처: /b/bd-jr/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