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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숲이 많은 충북, '얼마나 심었는가'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남겼는가'다

person ESG국가정책연구소 calendar_today 2026.10.03 11:55 visibility 조회 10

숲에 들어서면 바람의 온도가 달라지고, 발밑의 흙 냄새도 선명해진다. 멀리서 본 숲은 늘 푸르지만, 숫자는 조금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유엔의 '글로벌 산림목표 보고서 2026'에 따르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26개 세계 산림목표 가운데 7개는 '대체로 달성', 17개는 '부분 달성', 2개는 '궤도 이탈'로 평가됐다. 1990년 이후 손실된 산림은 약 4억8,900만㏊에 이른다. 2015년부터 2025년 사이에도 세계 산림은 약 4,120만㏊ 순감소했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중요한 원시림도 연평균 161만㏊씩 줄었다.

궤도를 벗어난 두 목표는 '산림면적 3% 확대'와 '산림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극빈 해소'다. 숲의 위기가 나무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삶과 지역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산림 감소를 막는데서 더 나아가 재원과 데이터, 협력과 거버넌스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장기 산림관리계획이 적용되는 숲은 약 21억3천만㏊까지 늘었지만 지역별 격차는 여전히 크다.

충북에서는 이 질문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도 전체 면적의 65.9%, 약 48만8천㏊가 산림이다. 2026년 4월 29일까지 도내에서는 26건의 산불이 발생해 13.63㏊가 피해를 입었다. 우기를 앞두고 충북도가 점검한 산사태취약지역도 2,440곳이다. 11개 산림재난대응단 695명의 현장 배치와 함께 예방과 조기경보, 주민대피가 촘촘히 이어질 때 숲과 마을의 안전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숲을 보는 기준도 조금 넓혀보면 어떨까. 얼마나 많이 심었는가와 함께 그 나무가 얼마나 건강하게 살아남았는지, 여러 생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숲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림 면적뿐 아니라 생존율, 수종 다양성, 탄소 저장, 산불과 병해충에 대한 회복력도 숲의 건강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산림관광도 시설과 방문객 수만으로 바라보기보다 숲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청소년이 동네 숲의 새와 풀을 기록하고, 여성과 주민이 산불과 병해충을 살피며 지역의 변화를 나누는 일도 중요하다. 유엔 보고서 역시 지역사회와 여성의 참여를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의 중요한 요소로 본다.

충북의 현장자료와 산림청의 산불·산사태 정보를 연계해 11개 시·군의 '산림건강 성적표'를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산불 피해, 산사태취약지 관리, 수종 다양성, 탄소 저장·흡수 추정치, 주민참여를 꾸준히 기록하는 것이다. 순위를 매기기보다 어디가 아픈지 먼저 살피는 숲의 건강검진에 가깝다.

숲은 나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풀과 흙, 물과 바람, 새와 벌, 그리고 그 곁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함께 숲을 만든다. 오늘 우리가 살핀 숲이 다음 세대에게도 그늘과 바람을 내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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