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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언 우석대 교수의 ESG 시대①] 일터의 안전과 노동 인권을 말하다:산업안전보건업 대전환...안전보건 공시 · 근로자 참여 의무화

person ESG국가정책연구소 calendar_today 2026.10.03 10:56 visibility 조회 12

새벽녘 도시의 고요를 깨우며 묵묵히 일터로 향하는 노동자들의 발걸음은 생명을 불어넣는 숭고한 움직임이다. 가족을 향해 건네는 “다녀오겠습니다”라는 평범한 인사는 하루를 시작하는 약속이자, 무사히 복귀해 저녁 식탁에서 다시 만나겠다는 신뢰의 표현이다. 

대한민국은 단기간에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빛나는 성취의 저저에는 일터에서 땀 흘려 가치를 창출해 온 수많은 노동자의 헌신과 열정이 굳건한 주춧돌로 자리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양적 성장의 시대를 지나, 일하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신체적 안녕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 질적 성장의 고도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안전과 보건을 지키는 일은 단순한 법적 규제에 대한 수동적 대응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선제적으로 수호하는 적극적인 경영 전략이다. 독일의 관념론 철학자 이만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인간을 결코 단순한 수단으로만 대하지 말고,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라”는 정언명령을 통해 인격주의의 본질을 선언했다. 

1970년 청년 전태일이 외쳤던 인간 선언 역시 자본과 노동의 조화 속에서 인간의 주체성을 확립하고 보장해 달라는 숭고한 요청이었다. 이러한 인본주의적 가치는 오늘날 자본시장과 기업 경영의 핵심 문법인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 체계 속에서 ‘안전보건 경영’이라는 실천적 시스템으로 새롭게 꽃을 피우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2026년 8월 1일부터 대한민국 산업계에 전격 도입되는 ‘안전보건 현황 공시제도(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의2)’는 사람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사적인 이정표다. 

안전보건공시제는 안전보건을 단순한 리스크 회피용 비용이나 지출이 아니라, 인적자본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적 신뢰를 자산화하는 ‘가장 수익률 높은 장기적 투자’로 재정의한다. 공시(公示)의 본래 의미가 보여주듯, 이는 기업 내부의 예방 체계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시장과 투자자, 그리고 시민사회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확보하는 신뢰 경영의 강력한 도구다. 

기업이 평소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자원을 투입하는지 사회와 공유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한 상생의 엔진이 가동된다. 

나아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세부 목표 SDG 8.8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고 안전하며 안정적인 근로환경을 증진할 것을 인류 공동의 약속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자사 및 관계수급인(하청) 근로자를 아우르는 통합적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공시하는 행위는, 글로벌 공급망 실사 규범과 기후위기 시대의 생태적 책무에 능동적으로 부응하는 선도적 혁신이다. 

단순한 사후 처벌 위주의 패러다임을 넘어, 위험성평가를 바탕으로 노사가 함께 현장의 잠재적 위험을 발굴하고 개선해 나가는 ‘자기규율 예방체계’가 확립될 때, 일터는 생명을 지키는 살아 있는 방패가 된다. 아침의 활기찬 인사가 저녁의 평온한 안도로 연결되는 일상의 기적을 완벽하게 수호하기 위해, 우리는 안전보건공시제를 지렛대 삼아 존엄과 상생이 숨 쉬는 눈부신 일터를 함께 설계해 나가야 할 것이다. 


SDG뉴스 = 이창언 우석대 교수/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ESG 코리아 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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